젠슨 황이 그은 실리콘밸리 분단선 — 18조 달러가 오픈소스 편에 섰는데, 왜 앤트로픽만 빠졌나
18조 달러 오픈소스 AI 연합. 젠슨 황과 다리오 아모데이가 갈라선 지점과 한국 반도체 파장을 짚었습니다.
📺 2026-07-28 · 마켓레이더 대가들의 대화 37편
🔗 지난 편에서: 오픈AI가 2030년까지 컴퓨팅에 7,500억 달러를 건다, SK하이닉스 HBM이 왜 웃는가
Reuters 보도(2026-07-27)에 따르면, NVIDIA가 오픈소스 AI를 '사이버보안 위협'이 아니라 '방어 자산'으로 봐 달라며 미국 정부와 동맹국을 향해 새로운 기업 연합을 꾸렸다. 이름은 Open Secure AI Alliance. The Verge 보도(2026-07-27)에 따르면 SpaceX, Microsoft, Palantir를 비롯한 수십 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정책 로비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이 최근 X(옛 트위터)에 등판하며 판을 키우자, 오픈소스를 두고 실리콘밸리가 어느 진영에 서 있는지가 한 번에 드러났다. 그리고 그 분단선의 한쪽 끝에 거의 유일하게 이름이 빠진 곳이 앤트로픽이다.
코스피 반도체 섹터 입장에서는 이 논쟁이 남 일이 아니다. 오픈소스 모델이 늘어날수록 각 기업이 자체적으로 돌리는 추론(inference, 학습된 모델을 실제로 굴려 답을 뽑는 과정) 수요가 폭증하고, 그 끝에는 HBM과 후공정, 그리고 전력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 줄 요약)
핵심은 두 가지가 겹친 주말이었다. 첫째, NVIDIA가 오픈소스 AI를 사이버 방어 자산으로 인정하라며 Open Secure AI Alliance를 발족했다. 이 연합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오픈소스 사이버 방어 도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고, 여기에 서명한 기업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18조 달러 규모로 거론됐다. Adobe, Cisco, Cloudflare, CrowdStrike, Databricks, Dell, IBM, Microsoft 등 이름값 있는 곳들이 대거 참여했다.
배경에는 앤트로픽의 모델 공개 소동이 있다. CNBC 보도(2026-04-07)로 알려진 Mythos는 사이버 능력이 뛰어났지만 비공개로 꽁꽁 묶였고, Anthropic 발표(2026-06-30) 기준 Fable 5는 6월 9일 공개→6월 12일 철회→7월 1일 재공개라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반면 중국발 오픈소스 모델은 승인 절차 없이 그냥 가중치(weights)를 뿌리는 방식이다. 둘째, 일리야 수츠케버의 SSI가 NVIDIA와 장기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향후 12개월 안에 컴퓨트를 10배로 늘린다고 밝혔다.
진짜 충격 — 18조 달러가 한 편에 섰고, 앤트로픽은 침묵했다
오픈소스 논쟁의 무게 중심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 진짜 충격이다. 예전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에 대한 공포는 '뒷문(백도어)이 있을 것' '천안문 얘기를 검열할 것' 같은 소프트한 우려였다. 그런데 지금 논쟁의 핵심은 누구나 시스템을 해킹할 능력을 손에 쥐게 된다는 쪽으로 옮겨갔다.
NVIDIA 진영의 논리는 명확하다. 오픈 모델이 방어 능력을 '민주화'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Reuters 보도(2026-07-27)의 근거가 된 HuggingFace 해킹 사건에서, 앤트로픽 계열 모델은 가드레일(안전장치)을 이유로 로그 분석을 거부했고, 결국 HuggingFace는 중국산 오픈 가중치 모델로 공격을 분석해 침입을 몰아냈다.
반대 진영의 반박도 날카롭다. 가중치를 공짜로 풀어도, 그걸 24시간 돌려 자신을 방어할 GPU 시간과 전력은 공짜가 아니다. 결국 대기업은 스스로 방어하겠지만, 지역 병원·중소 은행·동네 소프트웨어 업체 같은 '롱테일'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우려다.
여기서 논쟁의 상징이 된 게 앤트로픽의 침묵이다. 18조 달러어치 기업이 한 편에 섰는데도, 앤트로픽은 이 연합에 서명하지 않았다. 진행자들의 표현을 빌리면, 젠슨 황이 사실상 실리콘밸리의 '숨은 속내(revealed preference)'를 강제로 드러낸 셈이다. 만약 앤트로픽이 정말 오픈소스에 우호적이었다면 곧바로 서명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입장 표명이 됐다. 진행자들은 "오픈소스를 지지하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라는 식의 공개서한 시대가 다시 왔다"는 취지로 이 흐름을 꼬집었다.
Axios 보도(2026-07-20)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오픈소스 AI 모델 금지까지 검토 중이라, 이 논쟁은 시장 구조를 바꿀 정책 리스크로 번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