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5% 넘었는데 반도체는 6.3% 올랐다, 마이크론 실적이 첫 답
주간 레이더 · 9월 넷째 주. 연휴 사이 무엇이 반도체를 밀어 올렸고, 다음 주 무엇이 답을 줄지 쉽게 풀었습니다.
추석 연휴 동안 계좌를 안 보셨다면, 한 주 숫자가 조금 이상하게 보일 겁니다.
연휴 사이 미국에서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 주 만에 4.95%에서 5.17%로 올랐습니다. 그런데 같은 주에 반도체 회사들을 모아 놓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3% 올랐습니다.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1.2%)의 다섯 배입니다.

왜 이상한 조합인가
금리와 반도체 주가는 보통 반대로 움직입니다.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은행에 맡기기만 해도 1년에 5%를 받을 수 있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몇 년 뒤에 크게 벌 회사"에 돈을 넣을 이유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반도체 회사 주가에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벌 돈이 미리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금리가 오르면 이런 회사의 주가가 먼저 흔들리는 게 보통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그 "기본 이자"의 기준 역할을 합니다. 이 금리가 5%를 넘었다는 것은 돈을 오래 빌려주는 쪽이 그만큼 높은 이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금리가 오르는데도 반도체가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무엇이 반도체를 밀어 올렸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지난주 반도체를 밀어 올린 세 가지
1. 월요일, AMD가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었습니다.
계기는 메타(페이스북 회사)가 이달 8일 내놓은 AI 에이전트 '뮤즈'였습니다. 센서타워 집계로 출시 5일 만에 73만 회 내려받았고, 18일에는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1위에 올라 챗GPT를 앞섰습니다. 21일 AMD 주가는 하루에 9.95% 올라 615.52달러로 마감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묻는 말에 답만 하는 챗봇과 달리, 시키면 여러 일을 스스로 순서대로 처리하는 AI입니다. 그만큼 뒤에서 계산을 훨씬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AI가 똑똑해질수록 서버 칩이 더 필요하다"는 기대가 반도체 전체로 번졌습니다. (한국경제·서울경제, 9/22)
2. SK하이닉스가 미국 대표 반도체 지수에 들어갔습니다.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주식(ADR)이 미국 최대 반도체 상품인 SMH가 따라가는 지수의 9월 정기 변경 때 편입됐습니다. 상장 약 두 달 만입니다. 국내에서 파는 KODEX 미국반도체에도 비중 4.8%로 함께 들어갔습니다. (한국경제, 9/21) 미국 반도체 상품을 사는 돈이 이제 SK하이닉스에도 자동으로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3. 금요일, 유가가 내리고 금리가 한발 물러섰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협상 기대로 WTI 유가가 2.45% 내린 92.45달러가 됐고, 10년물 금리도 장중 고점을 찍은 뒤 5.17%로 내려왔습니다. 그날 반도체 지수는 1.41% 올랐고, 엔비디아·브로드컴·마이크론이 강세였습니다. (다우존스뉴스와이어·스톡트윗츠 보도 인용, 9/25)
정리하면, 지난주 반도체는 "AI가 칩을 더 많이 쓴다"는 기대와 "지수 편입으로 들어오는 돈"이 금리 부담을 이긴 한 주였습니다. 하지만 금리는 여전히 5%를 넘어 있습니다. 이번 주 나오는 숫자들이 어느 쪽 이야기가 맞는지 보여 줄 첫 근거입니다.
다음 주에 그 답을 줄 사건이 세 개 있습니다.
- 수요일 밤, 미국 8월 PCE 물가. 미국 중앙은행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물가 지표입니다. 물가가 높게 나오면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습니다.
- 목요일 새벽 5시, 마이크론 실적. 미국 메모리 회사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물건을 팝니다.
- 목요일, 한국 9월 수출. 한국 반도체가 실제로 얼마나 팔렸는지 보여 줍니다.
아래에서는 연휴 사이 반도체·전력·데이터센터 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마이크론 실적을 어떻게 읽을지 이어서 정리합니다.